요새 허연의 시집이 마음의 위로가 된다.

삶에 지친다고들 한다.
분명 살고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닐 것임이 틀림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다.
그래서 지친 길을 다시 일어나 걸어갈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둘러보면 위로를 가장한 것들이 너무 많이 있다.
의미없는 동조와 웃음, 헐뜯음, 음주 등 그런 것들에 힘을 얻고
다시 일어나 걸을라치면 몇걸음이야 가기야 하겠지만
결국엔 지병을 앓고있는 사람처럼 시름시름 느려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요새 허연의 시집이 마음의 위로가 된다.
삶이 왜 이럴까? 라는 고민을 가슴이 안고 살면서
주변을 둘러봐도 똑같은 질문들이 메아리처럼 돌아오는 답답함.

새로 집은 시집에는 최소한 그런 답답함이 없어 좋다.
신선한 언어? 혹은 일상적인 언어로 그려내는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가 있어 힘이 난다.

‘그래 힘을 내봐. 그래서 다시 일어나야지.’
라는 늘상 있는 말들이 아니라
알수 없는 우리 삶의 껍질들을 한꺼풀 벗겨낼때마다

어이쿠. 그렇구나. 삶은 그렇구나.
하는 깊은 동감이 일어난다.

저 멀리 사랑이 있을 거 같아서 달리는 한 사람.
신념도 믿음도 양쪽 어깨에 짊어지고 열심히 달렸더니
욕망도 신념도 자기 것이 아니었고 사랑도 없고, 달리기만 남았더라 하는 고백.

돈 버는 곳에서는 아무도 진실하지 않지만 무심하지도 않으므로 그냥 버틴다는 말.

내 가슴 속의 말들이 하나하나 책으로 나와있는 거 같다.

2012

벌써 새해.

작년엔 참 많은 일이 있었어.

사업도 접고,

이사도 하고,

새로운 환경을 만나게 되고,

그리고 적응에 아직도 힘들어 하면서,

수많은 자기 반성과 후회에 빠지기도 하고,

그래도 이러면 안되지 하는 생각에

다시 힘을 내서 살아보기도 했던 작년이었는데

새해라는게 딱 시간을 칼로 잘라내는 게 아니라서

뭔가 달라보일 것 같은 2012년도 역시

2011년의 연속일 뿐이었어.

그래도 새로운 다짐은 생겼지.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말자.

자기존중감이란 날개가 나에게 있었다면

아마 응급실에 갈 정도로 많이 찢기고 상해있을꺼야.

날개짓을 할 수 없을정도로 말이지.

이 부분에 많이 생각해봤는데

항상 원인은 나에게 있었던 거 같아.

그래서 2011년과 다름없는 날들의 연속인 2012년이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별다를 바 없이 여길 건 없잖아?

될지 안될지 나도 모르겠지만, 말이지.

새로운 결심도 해보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해보고,

결코 연속이 아니야, 라고 부정도 해보고,

하면 좀 더 기분이 나아질 거 같아.

정말, 올해엔 나에게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