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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기분좋은 신앙서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성인이 이야기하는 기독교, 그리고 신앙이라는 것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집어든 책이었지만 그 안의 내용은 기대이상이었습니다. 원래는 이어령선생님만의 글이 들어간 것은 아니고 그 분 따님의 신앙간증도 아울러 뒷부분에 같이 들어있더라구요. 따님의 간증은 정말 다이나믹했습니다만 그런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흥분감보다도 개인의 사색과 생각이 어우러져 잔잔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이어령선생님의 글이 저에겐 더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이어령 선생님도 어쩌면 따님의 기적을 직접 눈으로 보시고 체험하신 분이심에도 자신의 기독교 귀의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도 잘 아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기독교에 대한 흥분들을 잘 표출하지 않으시고 단지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것을 말씀하시기 위해 이야기의 시작은 도쿄에서 외로웠던 시절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사람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이 사람이 외롭고 고독에 지칠때면 교회에 가듯 자신도 역시 그러했다고 말하십니다. 물론 병원마다 다 병을 낫게 해주는 것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병원에 가듯 자신도 교회에서 하나님을 찾았다고요. 이렇듯 책의 이야기 면면마다는 우리에게 억지로 자신의 기독교 귀의를 정당화하는 글들이 아니라 물론 원초적인 원인은 자신의 딸에게 있었지만 결국엔 자신의 사색과 오랜 고독의 결과였고 이런 순차가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어령선생님의 글을 무척이나 환영합니다.

신앙서적이라는 것은 쉽게 복음의 기쁨에 휩싸이거나 오랜 기간 신앙생활을 해온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되어버려서 그들처럼 하지 못하면 마치 내가 뒤쳐지는 듯한 기분에 들게하는게 사실입니다. 또한 기독교인들의 언어라는 게 있어서 그들만의 언어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하기가 쉽상이어서 외부에서조차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엔 말이죠. 기독교란 것이 십계명에서 나와있듯이 다른 신에 대해 배타적인 부분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쓰는 언어조차도 배타적일 필요는 없는거잖아요.)

그런데 이어령선생님의 서적은 지성과 영성, 그 중간에서 유지하기 힘든 균형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너무 기독교의 이야기만 해서 개독교란 말이 나오지가 않으며 또 너무 지성의 이야기만 해서 기독교의 존재감이 사라지거나 하지 않고 그 둘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참 행복했더랬습니다.

앞으로 나올 이어령 선생님의 글들을 기대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