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좋던 3월 1일.
삼청각에 들렸습니다. 오전에 눈이 살짝 와서 그런지 고즈넉한 삼청각이 더욱 분위기가 있어보였습니다.

나이탓 하기는 싫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런 조용하고 넉넉한 곳에 와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로 봐서 클럽이나 나이트 운운할 때는 지난거 같습니다. 마음은 별로 그러하지 않은거 같은데 몸의 나이와 마음의 나이는 따로따로 먹어갑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공연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나 오랜만에 음악을 듣는 즐거움에 흠뻑 빠졌답니다. 창이 쬐에금… 아쉽긴 했지만 나름대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초보자들을 위해 국악기를 소개하는 시간은 무척 친절했으며 썩 자연스럽진 않지만 우리악기로 양악을 연주하는 것도 ‘아, 이런 느낌, 이런 소리가 나는구나’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워낙 도심에서 뚝 떼어다가 외딴 섬에 갖다 놓은 공간적인 위치 때문인지 한가롭고 여유롭게 음악을 감상했답니다.

아쉬웠던 것은 공연 이후의 7가지 코스로 마련된 음식들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입맛에서 오는 정서는 강합니다. 제가 보금자리를 옮길 때마다 주변의 딱 맞는 입맛의 술집이나 음식점이 없을 때 생각보다 그 동네에 정을 붙이기가 힘들만큼이요. 그 ‘ 딱 맞는다’ 라는 것은 그 음식점의 아이덴티티나 마찬가지로 거기에서 밖에는 그 맛을 느끼지 힘들만큼의 정체성을 부여해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삼청각이 지니는 상징적 의미만큼이나 베풀어지는 음식에서도 느껴질텐데, 그렇게 맛없지도 그렇다고 아주 맛있지도 않은 뜨뜨미지근한 음식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정말 맛이 없어서 숟가락을 놓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정말 맛있어서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또 와봐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음식맛은 차치하고서라도 오랜만에 안해와 즐거운 나들이였습니다. 내친 김에 삼청동길도 한번 걸어보고 싶었지만 다음 기회에…

ps. 선생님,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