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지친다고들 한다.
분명 살고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닐 것임이 틀림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다.
그래서 지친 길을 다시 일어나 걸어갈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둘러보면 위로를 가장한 것들이 너무 많이 있다.
의미없는 동조와 웃음, 헐뜯음, 음주 등 그런 것들에 힘을 얻고
다시 일어나 걸을라치면 몇걸음이야 가기야 하겠지만
결국엔 지병을 앓고있는 사람처럼 시름시름 느려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요새 허연의 시집이 마음의 위로가 된다.
삶이 왜 이럴까? 라는 고민을 가슴이 안고 살면서
주변을 둘러봐도 똑같은 질문들이 메아리처럼 돌아오는 답답함.

새로 집은 시집에는 최소한 그런 답답함이 없어 좋다.
신선한 언어? 혹은 일상적인 언어로 그려내는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가 있어 힘이 난다.

‘그래 힘을 내봐. 그래서 다시 일어나야지.’
라는 늘상 있는 말들이 아니라
알수 없는 우리 삶의 껍질들을 한꺼풀 벗겨낼때마다

어이쿠. 그렇구나. 삶은 그렇구나.
하는 깊은 동감이 일어난다.

저 멀리 사랑이 있을 거 같아서 달리는 한 사람.
신념도 믿음도 양쪽 어깨에 짊어지고 열심히 달렸더니
욕망도 신념도 자기 것이 아니었고 사랑도 없고, 달리기만 남았더라 하는 고백.

돈 버는 곳에서는 아무도 진실하지 않지만 무심하지도 않으므로 그냥 버틴다는 말.

내 가슴 속의 말들이 하나하나 책으로 나와있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