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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스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일반적인 특징은, 무슨 일이든 당장 그 즉석에서 결정되고 해결되어야 한다는 조급함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과 제상의 사물들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는다. 늘 시간이 없다며 조급해 한다. 하려는 일이 무르익어 발전할 기회를 전혀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점차 익어진 일이 절로 결단을 내리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시간을 박탈한다는 것, 발전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비기독교적인 행태의 전형이 아닐까.

모든 게 즉석에서 결정이 나야 한다는 것은 독재자나 하는 것이다. 독재자에게는 시간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독재자는 비기독교적이다. 

– 막스 피카르트, 우리 안의 히틀러 

‘나’를 이야기하기 위한 가장 일반적인 것은 내가 살아온 삶의 흔적들을 되돌아보는 것이지만, 이제는 순간순간의 이미지들이 나를 규정하는 현대가 되었다. 순간이 본질로 변질되는 시대.

디자인이 역사적인 사상이나 觀으로서 파악하기 힘든 것도 역시 이러한 현대의 속성을 디자인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시대적으로는 유명디자이너들의 흐름을 통한 하나의 경향이란 게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가 순간의 디자인을 하고 있다. 순간 예쁜 디자인, 순간 보기 좋은 디자인.

미래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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