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를 유난히 사악하게 난 것도 아닐 이 땅의 ‘보통’ 여신도들이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혼란스럽고 뒤엉킨, 중첩된 경험들을 결혼 후, 출산 후, 양육 과정 중에서야 비로소 경험하고 있다면, 그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고 좌절하고 미안해하고 불안해하며 미쳐가고 있다면, 적어도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진지하게, 치열하게 던져보아야 한다.
왜 우리의 모성 경험은 뒤엉키게 되었는가?

– 백소영 / ‘엄마되기, 힐링과 킬링 사이’ 중에서.

8951111997_1몇몇 육아서들을 흥미있게 읽다가 드는 생각은 세상이 미쳐간다는 생각이다. 잘 키워야겠다는 마음으로 포장된 엘리트에 대한 강박관념. 사회적 신분상승에 대한 강한 욕구. 자식에 대한 욕심. 사실은 이런 욕구들이 오가닉, 자연주의, 등등의 단어에 숨겨져있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판에 나 역시 예외가 아님이 부끄럽기도 하다.

내 아이가 남들보다 영어 좀 잘했으면 좋겠고, 수학도 좀 잘했으면 좋겠고, 이것 저것도 잘 했으면 좋겠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것이 결코 답이 아니라고 말했으면 좋겠는데… 뭔가 다른 대안과 논리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또 쉽지 않다. 항상 사회, 신분, 엘리트, 영재 라는 말에 쉽게 져버리고 만다.

왜 그럴까? 시대가 지나면서 학문도 발전하고 사회시스템도 나아져가고 있는데 우리의 출산과 육아경험만은 ‘원래 이 때는 다 그런거야’ 하면서 늘 제자리걸음을 맴돌고 있을까? 전업주부와 직장맘의 딜레마는 왜 매년 똑같은 경험들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근본적인 것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을까?

책대로라면 전업주부를 하든, 육아를 소명으로 생각하든, 육아에 소질이 없다고 육아를 맡겨버리든, 아니면 육아와 직장을 모두 성공적으로 하려는 슈퍼맘이든 모두에게는 어느정도 모성경험이 엉켜있다는 것이다. 통합적인 삶이 결여되어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문화적, 사회적 시스템 안에서 강요받게 되는 경험이라는 것이다.

이 안에서 최선의 방법들을 찾아 나가야 할껀데… 아직은 동굴 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