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어원은 라틴어 ‘designare(구별되는 기호로 나타내다, 선으로 그리다, 가리키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design’이 새로운 분야를 규명하기 위해 언제 최초로 사용되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당시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849년, 영국의 ‘Journal of Design of Manufactures’라는 한 저널에서였습니다.

이 저널에서는 ‘기능’과 ‘장식’,’지능’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공업생산 원칙을 확립하고 ‘예술의 위대함과 기계의 능숙한 솜씨를 결합하고자 했습니다.1 지금의 디자인의 의미하고는 좀 거리가 있지만 기존의 design하고는 좀 다른 성격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아직 design이란 분야보다는 미술과 기계 사이를 고민하던 때였으니까요.

 

스크린샷 2014-12-03 오전 12.37.24

스크린샷 2014-12-03 오전 12.37.05
출처. Digital Library for the Decorative Arts and Material Culture

 

이 저널의 창설자이며 편집자였던 헨리 콜(Herny Cole)은 영국의 관리였습니다. 무척 재미난 사람으로 최초로 상업적인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서 판매를 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또한 미술, 제조업, 상업을 장려하기 위한 왕립학회(The Royal Society of Arts)의 회원이기도 했습니다.

 

_1666047_xmascard300

출처. BBC News

 

이 헨리 콜이 디자인사의 책마다 나오는 ‘제1회 만국 박람회’에 관련이 있는 사람입니다. 당시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이었던 앨버트 공의 후원을 받아 박람회를 개최한 당사자였죠. (The Royal Society of Arts의 수장인 앨버트공은 위의 저널에서도 특별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조셉 팩스턴의 ‘수정궁(Crystal Palace)’로 더 유명한 행사였죠. 철과 유리로 지어진 이 건축물을 당시에는 대단한 충격이었던 모양입니다. 이 건축물을 가지고 왈가왈부 말들이 많았었거든요. 거기다가 당시 청교도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던 일부 사람들에게는 신적권위에 도전하는 인간의 교만으로도 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일을 진행하던 앨버트공의 어떤 편지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적었다네요.

기술자들은 유리 지붕이 떨어져서 관람자들이 다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신학자들은 이와 같은 제2의 바벨탑을 세우는 것은 신의 분노를 자초할지도 모를 일이라고 두려워하고 있었다.2

51d49a1fb3fc4b583400020b_ad-classic-the-crystal-palace-joseph-paxton_789px-crystal_palace_general_view_from_water_temple-528x401

The Crystal Palace at Sydenham Hill, 1854. Photo by Philip Henry Delamotte © Wikimedia Commons

 

다시 처음으로 들어와서  이 저널에서 기존과는 다른, 본격적인 ‘design’이란 용어가 쓰이긴 했지만 주로 장식과 관련해서 이해되었습니다. 현대 의미에서의 ‘디자인’과 ‘디자이너’가 나타나기까지는 좀 더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Footnotes:
1. 스테판 비알, 이소영 역. 철학자의 디자인공부 (홍시)
2. 김재은, 디자인의 철학(창지사)에서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