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은 왜 일어났을까?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 (Thomas Robert Malthus)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 (Thomas Robert Malthus)

여기에 다양한 접근 방법들이 있지만 그 중에 한가지는 맬서스의 예견에 대한 해결책으로 보는 것이다. 맬서스에 따르면, 인류의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 동물이나 식물인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필연적으로 식량공급이 부족해진다고 했다. 당시 산업혁명은 이 문제에 대한 기계적인 해결책으로 볼 수 있다. 즉, 식량과 동물, 직물과 가구의 생산을 기계화함으로 맬서스의 예측을 막을 수 있었다.

직물 산업의 변화와 증기기관의 발명

여기서 제일 먼저 주목할 것은 영국의 직물 산업의 변화다. 양모는 중세 이후 18세기까지 영국 직물산업의 주요 산물이었다. 그러나 양모생산이 늘면서 곡물농장으로 쓸 땅조차 양을 키우는 농장으로 바뀌게 되는 폐단이 발생했다. 그러나 면화는 식물에서 나오는 것으로 쉽게 생산을 늘릴 수 있고 타 직물보다 저렴했다. 리처드 아크라이트, 제임스 하그리브스, 새뮤얼 크럼프턴 등의 노력으로 가정에서 물레바퀴를 돌리던 사람들의 손을 기계가 대신하게 되었다. 즉, 직물공장과 생산시스템이 생겨난 것이다.

앤드류 우어 (Andrew Ure)

앤드류 우어 (Andrew Ure)

그러나 당시의 사람들은 공장을 지저분하고 시끄럽다고 비난했지만, 앤드류 우어는 기술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생산의 철학’에서 그는 “공장 시스템의 원칙이 손재주를 기계과학으로 대치하고… 자동적인 계획 아래 숙련된 노동력은 점점 밀려나서 결국 단순한 기계 감독자로 대치될 것이다. The principle of the factory system then is, to substitute miechanical science for hand skill… on the automatic plan, skilled labour gets progressively superseded, and will, eventually, be replaced by mere overlookers of machines. (The Philosophy of Manufactures, or an Exposition of the Scientific, Moral and Commercial Economy of the Factory System of Great Britain,p.20.)” 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증기기관이 발명되어 제일 먼저 광산에 사용되었다. 이후에 방직 공장의 기계 베틀을 돌리게 되고 나중에는 철도의 열차를 움직이는데까지 쓰이게 된다.

기계화의 영향
로버트 베이크웰(Robert Bakewell)

로버트 베이크웰(Robert Bakewell)

파도처럼 밀려드는 기계화는 동물까지 그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18세기 후반에 가장 즉각적으로 일어난 것은 품종개량이었다. 베이크웰(인위적 세대형성, Selective Breeding의 선구자) 같은 혁신자들은 소의 무게를 200파운드에서 800파운드로 증가시켰다. 이제는 닭은 닭장에 갇혀 자동으로 사육되면서 계란을 많이 낳기 위해 살게 되었고, 돼지는 무게를 늘리기 위해 개량되며, 품종 개량을 위한 인공 수정과 생물 공학이 발전하게 되었다.

이와 맞물려 뉴턴의 법칙이 발견되면서, 자연에 대한 신비로움은 사라지고 기계적인 규칙성을 가진 것으로 보는 경향이 커졌다. 즉, 자연에 의해 해가 뜨고 지는 것이 아니라, 시계로 조정되는 시간과 분으로 만들어진 매커니즘으로 조절되었다.

그래서 사람의 ‘손’

토마스 칼라일은 이 시대를 ‘기계의 시대’라고 하면서, “인간은 손 뿐 아니라 머리와 가슴까지 기계화되었다”고 말한다. 예전의 가내수공업은 스스로의 리듬과 욕망에 따라 일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충분한 돈이 생기면 그만 둘 수도 있다. 기업가 입장에선 시장을 충족시키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형태다. 그래서 문제는 이런 노동자들을 시계처럼 규칙적이고 기계적인 “손”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해결책으로 이들을 공장에 데려와 직조기에 종속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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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비싼 값이 판매되고 있는 웨지우드 회사의 설립자, 조지아 웨지우드(Josiah Wedgwood)

조지아 웨지우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몇사람의 손만으로…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로 색칠을 하게 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다른 일은 없다. 우리는 그들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우리는 다른 생산자들보다 앞섰고, 우리는 손을 목적에 맞게 훈련하는데 만족해야 한다” 라면서 “실수를 모르는 인간기계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할 일이라고 했다.

산업혁명은 죽음을 상징한다

당시 산업혁명은 실업에 의한 굶주림, 과로,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죽음을 의미할 수 있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인간의 자기파괴를 의미한다. 애덤스의 글에서는 “언젠가는 과학이 인류의 존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면, 인간은 세계를 폭파함으로써 자멸할 것입니다.”라고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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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계화에 대한 희망과 공포, 야망과 갈등의 상징들이 극대화된 것은 1851년의 대박람회, 수정궁박람회였다. 지지자들에게는 전원생활에 대한 도시의 승리, 자본주의적 산업화의 성장과 지속을 뜻했다. 그러나 반대자에게는 나쁜 취향의 기괴한 집합이었고, 기계문명이 일궈놓은 비인간화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칼라일

그래서 칼라일의 말을 좀 길게 인용한다.

“우리의 시대를 한 단어로 나타내라면, 영웅의 시대, 신앙의 시대, 철학의 시대 따위가 아니라, 기계의 시대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기계의 시대라는 말은 그 말의 명시적인 뜻과 암시적인 뜻을 통틀어… 직접 또는 손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모든 것은 규칙과 계산된 기계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 외부적이고 물리적인 것만 기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이고 정신적인 것까지도 기계의 지배를 받는다… 우리의 행동방식 뿐 아니라 감정과 사고 방식까지 똑같은 습관이 지배한다. 인간은 손뿐 아니라 머리와 가슴까지 기계적으로 된다. Were we required to characterise this age of ours by any single epithet, we should be tempted to call it, not an Heroical, Devotional, Philosophical, or Moral Age, but, above all others, the Mechanical Age. It is the Age of Machinery, in every outward and inward sense of that word; … Nothing is now done directly, or by hand; all is by rule and calculated contrivance….For the same habit regulates not our modes of action alone, but our modes of thought and feeling. Men are grown mechanical in head and in heart, as well as in hand. (Signs of Times)

*”네번째 불연속, 인간과 기계의 공진화(브루스 매즐리시)”의 내용을 인용, 재구성한 겁니다.

주절주절.

산업혁명은 ‘손의 시대’였다면 20세기 이후는 ‘시각의 시대’가 아닐까 싶다.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장인의 세대와 기계의 세대에서는 단연코 사람의 ‘손’이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졌으리라 여겨진다. 윌리엄 모리스와 마르크스가 이야기하는 ‘노동’에서도 역시 ‘손’의 운동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기계화의 시대에서 인간의 관절 등을 이용한 기계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며 우리의 ‘손’은 기계에 종속되기 시작한다. 대신 기계화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시각’이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이미지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라 생각한다. 디자인 역시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마우스나 키보드를 사용하는 손은, 사람의 ‘눈’에 종속되어서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