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디자인, 새로운 디자인 미학을 향하여 / 박지나, 오주은, 조현신 (누하)

사회적 디자인, 새로운 디자인 미학을 향하여 / 박지나, 오주은, 조현신 (누하)

pp. 5 -6
현대는 전통적 질서를 거부하고, 새로운 사회, 말하자면 민주, 평등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유토피아적 전망에서 시작되었고, 현대 디자인은 이 시기에 태어난 조형 행위였다. 전통적 제작 기준이 무너진 상태에서 새로운 기술과 재료, 사회변화라는 디자인 요소를 손에 들고 조형행위의 기준에 대한 논쟁은 서구 디자인의 뜨거운 화두였다. 이렇게 탄생한 디자인은 1,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소비의 시대를 맞아 그 핵심에 디자인적 창의력, 문제 해결능력을 배치하고,  예술, 기술, 비즈니스와 결합하는 삼각 구도를 형성 하면서 발전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회는 실종되어 버린 채 바우하우스의 교과 과정에서나 겨우 이야기되곤 했다. …
실재 없는 시뮬라크르의 세계가 휩쓰는 이러한 현상의 정점에서 1971년 빅터 파파넥이 펴낸 ‘실재 세계를 위한 디자인’은 결국 이러한 이미지, 기호의 세계 이면에서 소외된 사회를 돌아보라는 촉구였고,  디자인과 사회를 다시금 변증적으로 결합시키자는 메시지 였다.

현대에 들어서 디자인은 이론적으로는 참 난항을 겪어왔던 것 같다. 빅터 파파넥이나 나이젤 화이틀리의 책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에코디자인, 그린디자인, 착한디자인 등 디자인의 사회참여나 도덕이나 윤리적 책임에 대해 물어왔지만 그것들을 명료하게 이야기할 기반은 부족했던 거 같다. 일각에서는 그런 사회참여가 일부 ‘갑’들의 허울좋은 기능재부로 편승하거나, greenwashing이라는 단지 마케팅적 방법이나 디자인적 방법에 묻혀 그러한 디자인에 대해 경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여지껏 우리는 디자인을 보는 틀 조차 없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책의 서문을 보니 참 맘에 든다. 디자인을 예술과 기술, 비즈니스와의 결합으로 이야기하며 그동안 모던 디자인에서 제기되었던 ‘사회’라는 요소가 점차 배제되었다는 점. 최소한 내가 보기엔 어떤 디자인 이론서보다 명료한 이론적 틀을 제공해준다. 이제 겨우 우리도 디자인에 대한 어떤 실마리를 잡은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