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슐레머는 1921년부터 1928년까지 바우하우스 교사로 재직했다. 바이마르와 데사우의 바우하우스를 모두 경험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1929년에 정치적 성향의 무대작업을 강요받자 교사직을 그만두고 다른 학교의 교사로 일했지만, 나치가 퇴폐미술로 간주하면서 교사직을 박탈당했고, 말년에는 남부 독일의 소도시의 칠기공장에서 일하며 1943년 생애를 마감했다.

pw_schlemmer_erfurth_25o29.jpg Oscar Schlemmer (http://www.meisterhaeuser.de)

오스카 슐레머의 ‘삼화음발레’는 1923년 바우하우스의 대규모 전시기간동안 공연되었던 작품이다. 슐레머는 삶에 대해 질서, 엄격함, 심오함 등의 아폴론적 양식과 황홀하고 도취시키고 역동적인 디오니소스적인 양식, 이 두가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시 오페라 등이 역사적인 배경때문에 감정을 가지고 관객들을 도취시키고 있다고 보았고, 무대는 그 본래의 특성인 ‘인공성’을 찾아야 한다고 봤다. 그리고 발레란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이런 생각을 실현시킬 수 있으리라고 보았다.

그는 디오니소스적인 혼동과 모호함에서 벗어나는 가능성을 ‘수학’에서 보았다. 그래서 규칙적인 모습의 기하학적인 인물상을 선택했고, 공연이나 무대의 구성이 엄격한 규칙과 수에 의해 통제된다. 특히 이 공연에서는 ‘3’이 가지는 숫자는 매우 크다.

“왜냐하면 3은 이기적인 하나와 이원적인 대립이 초월되는 최고로 중요하고 탁월한 수이다.”

그래서 공연은 다음과 같이 나눠볼 수 있다.

3명의 무용수

12개의 무용

18벌의 의상

형태 / 색 / 공간

공간 – 높이 / 깊이 / 폭

형태 – 구 / 정육면체 / 각뿔(피라미드)

색 – 빨강 / 파랑 / 노랑

무용 / 의상 / 음악

공연 속에서 이것들을 삼위일체(trinity)의 원칙으로 합쳐내고 있다. 전체적인 공연의 구성을 봐도 크게 세가지로 나눠진다. 이에 대한 오스카 슐레머의 설명이다.

“첫 부분은 노란 색으로 치장된 무대가 <더 밝고, 익살스러운> 것에 영향을 끼친다. 두 번째 무대는 장미 빛을 드러내는데, 이는 <축제를 하는 듯하고> 검은색 무대 배경을 한 세 번째 무대는 <신비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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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 캡쳐 화일

 

이 공연에 대해 발터 그로피우스는

“슐레머의 예술적 성과는 공간에 대한 해석에 있다. 그는 공간에서 움직이는 인물을 관찰하여 기하학이나 기계의 추상적인 언어로 변화시켰다.”

라고 평하고 있다.

또한 송혜영 교수는

“오스카 슐레머의 공연은, 무용수의 유형화된 모습과 규칙적인 동작, 무용수들 사이의 관계, 무용수와 공간의 관계를 통해 이뤄진다. 동시에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형태와 색채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마치 회화처럼 가시적으로 경험되는 무대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처음 영상을 봤을 때의 당혹감이 떠오른다. 그러나 슐레머의 엄격한 규칙에 대한 집착, 그리고 합으로 나아가려는 의지 등은 무엇보다 그 순수성에 대한 열망에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무대라는 공간을 평면에서 확장된 것으로 보고, 그 안에서 세워진 공간 속에 시간을 더해서 움직이는 입체를 만들려는 열망은 마치 몬드리안이 그림에서 가장 기본적인 시각언어만을 가지고 표현한 것을 연상케한다.


참고자료.
https://en.wikipedia.org/wiki/Triadisches_Ballett
송혜영, 『바우하우스의 교육이념과 슐레머의 ‘인물과 공간’』. 미술사연구 19. 미술사연구회. 2005,12.
이윤상, 『오스카 슐레머의 ‘삼화음 발레’에 나타난 공간 속에서의 예술형상 움직임 연구』.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학과. 석사학위 논문. 2000.